자동차뉴스
l2026-04-28
l4
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 대통령실에 플랫폼 독과점 규제 청원서 및 결의문 제출
철스크랩 가격 하락에도 경매 출혈 경쟁으로 매입가 상승···플랫폼 수수료 ‘이중고’
헤이딜러 등 폐차 중개 명분으로 실증특례 받아 수출 물량으로 우회 유도 의혹도
폐차장 전경.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김경현 기자] 국내 자동차 해체 재활용 업계가 헤이딜러를 비롯한 대형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의 폐차 중개 시장 진출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생존권 보장과 시장 독과점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막대한 자본력과 마케팅을 앞세운 플랫폼이 폐차 물량을 독식하면서, 전국 570여개 오프라인 폐차장들이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하거나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는 최근 대통령비서실에 거대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 남용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생태계 보호 장치를 즉각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와 전국 사업자 공동 결의문을 제출했다.
협회는 “플랫폼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기존의 시장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며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등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개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궐기대회는 물론 전면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회가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플랫폼 주도의 경매 시스템이 유발하는 전국적인 출혈 경쟁과 기형적인 가격 왜곡 현상이다. 폐차 매입 단가는 통상적으로 폐차장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철스크랩(고철) 가격과 연동되어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kg당 489원이었던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2025년 276원으로 무려 44%나 폭락했다.
하지만, 헤이딜러가 업계에 뛰어들면서 같은 기간 중형 승용차의 평균 폐차 매입 가격은 115만3731원에서 119만2291원으로 오히려 3%가량 상승했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락함에도 플랫폼의 경매 부추기기로 매입가가 오르는 수익성 악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이와 유사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서 폐차장을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플랫폼 입찰 경쟁 이후 폐차 매입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뛰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체감이다”며 “단가를 맞추다 보니 부품을 일일이 분해해 재활용률을 끌어올릴 여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플랫폼의 수익 구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업체들은 통상 폐차 가격이 100만원 이상일 경우 대당 10만원 안팎의 중개 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국 중개 역할을 하는 플랫폼만 이득을 보고, 물량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매입가와 수수료를 감당해야 하는 중소 폐차업자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플랫폼이 정부의 실증특례 제도를 우회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헤이딜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폐차 수집 및 중개를 목적으로 실증특례를 승인받아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소비자가 플랫폼에 폐차를 신청해도 실제로는 연계 업체를 통해 수출 말소로 처리되는 사례가 연간 수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외국인 매집책들이 플랫폼을 통해 차량을 싹쓸이해 편법 수출로 빼돌린다는 의혹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다. A씨는 “일부 외국인 매집 업체들이 환경 규제를 외면한 채, 차를 사서 곧바로 수출로 넘기며 이익을 챙긴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 등록증에는 차주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 정보가 포함된다”며 “하지만, 이 정보들이 여러 대행사를 거치며 어떻게 관리되는지 실태 파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 오프라인 폐차장들은 압류 및 저당 해지를 통한 체납 세금 징수 보조, 대포차 유통 차단 등 행정적 안전판 역할을 수행해왔다. 아울러 관련 법령에 따라 폐자동차의 유해 물질 회수 및 재활용 비율 95% 이상 달성이라는 책임도 지고 있다.
그러나 출혈 경쟁으로 적정 처리 비용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영세 사업장들이 차량 부품을 세밀하게 탈거하는 대신 일괄적으로 압축해 파쇄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부 대행업체들이 부품 탈거 절차 없이 라이트 등 부속품이 달린 채로 차량 스크랩을 눌러버리며 대수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A씨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적법하게 운영하는 업체들은 위기에 처하고, 편법을 쓰는 쪽이 오히려 유리해질 수 있는 기형적인 구조다”며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불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는 플랫폼 업체들에 부여된 기존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허가의 취소 및 연장 불허를 요구하는 등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정부에 시급히 촉구하고 나섰다. 나아가, 노후 자동차의 잔존 가치와 환경 처리 비용을 고려해 정부가 적정 폐차 가격을 고시하는 ‘폐차가격 고시제’ 전면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가 필수 기간산업이자 공공성이 강한 폐차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조속히 나서 합리적인 규제 장치와 산업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헤이딜러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출처 : 이뉴스투데이(http://www.enew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