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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올라탄 중고 전기차… 거래량 49%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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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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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의 모습. 2024.8.12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의 모습./뉴스1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모(30)씨는 오는 7월 출산을 앞두고 중고 전기차를 알아보고 있다. 2000만원대 중반의 내연기관 신차를 사려고 했지만, 당분간 ‘휘발유 2000원’ 시대가 계속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 마음을 바꿨다. 이씨는 “당장 아이가 태어나면 1~2년 차 쓸 일이 많은데 유지비를 생각하니 이번에 전기차를 한번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은 유가가 장기간 고공행진 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동시에 수년간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한 국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는 조금씩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경제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수요자 중심의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여파다. 이란 전쟁 이후 리터(L)당 2000원을 웃도는 고유가로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자, 부족한 충전기나 화재 우려 등 전기차 구매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3000만원대 중고 전기차에 실속파들 눈길

1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중고차 전체 거래량은 56만1088대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그러나 이 기간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6107대로 전년 대비 48.7% 늘었다. 이 중 약 40%(6473대)는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 직후인 3월에 거래된 것이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 집계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케이카 전체 판매량은 2월보다 8.9%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29.5%에 달했다.

2000만원 중반~3000만원 중반 사이에서 중고 전기차 거래가 활발하다. 1분기 중고 전기차 판매 1위는 현대차 ‘아이오닉 5’(1922대)로 평균 가격이 2981만원이었다. 2위 기아 EV6(1558대)와 3위 테슬라 모델3(1481대) 역시 평균 거래 가격이 각각 3091만원, 3466만원이었다. 2000만원대 중반~3000만원대 중반은 국산 신차로 치면 기아 셀토스나 현대차 아반떼·코나 등 사회 초년생 등 실속파들이 주로 구입하는 준중형급 제품들이 몰려 있다.

가격대가 더 낮은 소형 중고 전기차 시장에선 시세가 일부 오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달 기준 기아 니로 EV는 1923만원으로 시세가 전월 대비 2.7% 올랐고, 신형 레이 EV는 1949만원으로 같은 기간 시세가 0.3% 올랐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매년 가격이 떨어지는데, 이 현상은 수요가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중국산 테슬라 바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기차 모델만 있는 테슬라가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차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함께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기차는 신차를 받으려면 대기 기간이 1년 가까이 된다. 반면 중고는 바로 출고가 가능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유럽도 전기 중고차 주목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전기차 열기가 식은 미국도 비슷하다. 시장조사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내 최대 중고차 업체인 만하임에서 판매된 중고 전기차(도매)는 약 3만7000대로 작년 동기 대비 12%, 직전 분기 대비 17% 늘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온라인 중고차 소매 업체 아라미스오토의 지난달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2배로 증가했고, 독일 최대 온라인 자동차 시장인 ‘모바일.de’는 같은 기간 중고 전기차 문의가 전월 대비 66% 늘었다고 전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중고 전기차까지 찾는 수요가 많아지는 지금이 전기차 캐즘을 깨기 위한 친환경차 전환 전략을 서두를 때”라고 했다.